당근 거래를 하면서 드는 생각은, 취미 입문용 아이템 쇼핑에 제격이라는 점이다. 새 취미 카테고리에서 어떤 브랜드, 어떤 제품이 좋은지 잘 모르는데, 그 취미에 이미 관심있는 사람이 심사숙고해서 구매했던 아이템이 매물로 나오니(물론 되파는 이유가 제품의 단점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실제 판매 이유는 다양하니까), 그걸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면 좋은 입문용 아이템이 된다. 탐색 비용이 줄고 지갑이 덜 […]
할머니, 나 계속 이렇게 형편없이 살아도 될까? 할머니는 말했다. 당연하지. 세상이 왜 이렇게 형편없는 줄 알아? 형편없는 사람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너도 형편없이 살아. 그러다가 가끔 근사한 일 한 번씩만 하면 돼. 계속 형편없는 일만 하면 자신에게도 형편없이 굴게 되니까. 근사한 일 한 번에 형편없는 일 아홉 개, 그 정도면 충분해. 살아 있는거 자체가 죽여주게 […]
짝꿍은 예쁜 것을 좋아한다. 물건을 들일 때도 예쁘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그에 비해 나는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쁘면 뭐해 실용적인게 중요하지 라고 말하면 너랑은 말이 안 통해라고 뾰로통거린다. 그런 아옹다옹을 거친 뒤 들인 물건을 보면 적당히 예쁘고, 적당히 실용적이다. 나는 어느새 이 균형이 좋아졌다. 한 쪽으로 극단화되지 않고 상대적 속성을 조금이라도 담아내는 것이 짝꿍과 나의 관계 […]